1. 현 시대의 다문화주의 (Multiculturalism Now)
맞벌이 부부의 육아를 담당하는 조선족 보모, 국제화 제고를 위해 대학마다 경쟁적으로 받아들이는 외국인 유학생, 노동시장의 주축이 된 외국인 노동자와 한류의 영향으로 밀려드는 외국인 관광객 등 다문화는 현재 한국사회가 겪는 현실이자 당면한 정책의 문제가 되었다. 특히 다문화(주의)는 전지구적 자본주의의 확산과 증대하는 국제적 교류에 따라 감소되기는커녕 점차 심화되는 인종적, 문화적 갈등과 대립의 원인이자 결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의 구체적 조건과 관점에서 다문화주의의 개념과 기능을 면밀하게 재고찰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주요 쟁점들에 대한 기존의 인문학적 성찰 역시 재론을 요구받게 되었다. 따라서 본 세션에서는 현대영미소설에서 다문화주의가 그동안 어떻게 거론되고 재현되어 왔으며 그에 대한 우리의 분석과 비판은 어떻게 이루어졌고 변화해왔는지에 대한 고찰의 기회를 갖고자 한다. 또한 한국사회에서의, 그리고 국제문제로서의 다문화주의의 흐름과 전망 및 모순과 간극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통해 문학의 안과 밖에서의 다문화주의를 재고함으로써, 현대영미소설과 다문화주의간의 새로운 관계에 대한 세부적이면서도 종합적인 재검토를 모색해보기로 한다.
2. 신자유주의 시대의 영미소설
21세기의 자본주의가 새로운 화두로 부각되고 있는 오늘날 경제문제에 대한 이해는 단순한 지배와 착취의 모델로는 설명되지 못하는 복잡하고 복합적인 양상들을 드러내고 있다. 그 결과, 경제적 격차와 불균형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금융자본의 폐해와 위기 및 그에 대한 비판은 기존의 생산, 소비, 교환, 경쟁, 욕망, 파국 등의 개념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전제하게 되었다. 이제 신자유주의와 금융자본주의가 더 이상 이론이 아닌 일상의 조건과 양상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영미소설은 이 문제를 어떠한 관점에서 그리고 어떠한 방식으로 고민하고 풀어내고 있는가? 근대의 자유주의와 산업자본주의가 각각 신자유주의와 금융자본주의로 치환되고 이 둘이 불가분의 관계를 맺으며 우리의 삶을 구성하고 파괴하는 현실의 제반 상황들에서 문학이 단지 무기력한 자족과 자조의 목소리로 전락한 것이 아니라면 문학은 어떠한 인식과 실천을 그려내고 제시하고 있는가? 예컨대, 노동시장의 유연화, 빚과 부채의 구조화, 보수적 자유주의의 굴절, 치안과 시장규율의 심화, 자유무역협정의 확대, 재편되는 시장경쟁의 질서와 판도, 시장적 가치와 민주주의의 혼용, 주체와 체제의 혼성화, 사회적 비판과 저항의 딜레마 등에 있어서 현대의 영미작가들이 각자 초점을 맞추고 비판해 온 다양한 문제점들을 함께 살펴보고 논의해 보고자 한다.